2022.5.21-22(토,일)
주차 후 걷기 좋은 산책길을 40여분 진행하면
텐트를 펼칠만한 평지가 있는 편백숲에 도착한다~
적당한 자리를 확인하고...
잠시 의자를 펼쳐서 휴식을 취하는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대두된다...
모기....
수십 마리가 내 주변에 몰려들어서....
마치 여름철 깔따구가 눈앞을 성가시게 하듯이...
내 몸 주변에서 날고 내 몸에 붙고
내 몸에 빨대를 꽂아대고...
눈과 귀 주변에서 윙윙거리고.....
올해 첫 대면.... 떼거리 모기와의 대면~
모기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았기에
상당히 당황스럽다...
편백나무 피톤치드를 느끼려고 왔는데...
그것을 느끼기도 전에 모기에게 당하게 생겼다...ㅎㅎ
잠깐 고민을 한다~
후퇴를 해야할까?????
일단, 버티기에 들어간다...
모기의 침이 생각보다 강력하지 않아보였기에~
판단근거는...ㅎ
손장갑에 앉아있는 모기가 손쪽으로 열심히 침을 꽂아보는데...
그것이 가벼운 장갑의 면을 뚫지 못하는듯 보였고...
또, 살에 직접 꽂은 침은 독성이 아직은 세지않은듯
부종과 가려움이 아주 미약하게 나타났다...
가져온 인센스콘을 잘 활용해보기로 하고
텐트를 설치한다~
그리 늦은 시간은 아닌데...
서쪽에 높은 능선이 있어서
곧 해가 사라져버릴듯하니....
사진기를 꺼내 들고,
편백나무숲 텐풍사진을 담아본다~
진한 파랑색의 텐트가...
뭔가 이질적이면서도 편백숲과 잘 어울리는 모습이다~
다행히...
아직은 여름속으로 들어온게 아니어서
편백나무 아래 그늘은
비교적 시원한 공기를 만들어주어서
걸어올때와는 다르게
편안한 대기를 느끼게 해준다~
내가 있는 자리는
벌써.... 그늘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다시..
텐트 옆, 의자에 앉아 숲을 느낀다~
편안한 시간이 흘러간다...
waldeinsamkeit
발다인잠카이트
발트아인잠카잇트
칠흑같은 어둠이 주변을 감싸고~
곧...
나도 어둠속으로 몸을 담근다
^^
^
다음날~~
부지런한 아침 새소리에
각성의 시간은 빨랐지만....ㅎㅎ
숲 안에서는 일출을 볼 수 없기에...
침낭안에서 늦장을 부려본다~
느긋한 아침 시간이 흘러가고...
이제 서서히
숲 안쪽까지 빛이 들어오기 시작하니....
사진기로 주변을 기억해본다~
새소리만 들리는 고요한 아침 숲
가만히 있어도 좋고....
나무들 사이를 거닐어도 좋다....
충만한 시간들~
이제..
계절이 여름을 향해서 가고있는 시기~
산정에 머무르는 것이
더위로 인해 애로사항이 생기는 시점이다.
이때 생각나는 곳이
바로 숲~
오늘...
숲속에서의 아늑함을 제대로 만끽하고 있다.
다행히
지금 장소가
산책길에서 조금 떨어져있는 곳이고...
또한,
일요일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그 산책길을 걷는 이가
지금까지 2인 1팀 만 지나간 상태여서...
조금 더 늦장을 부려보기로 한다~
태양의 고도가 조금 더 올라가니...
숲 속에 비치는 햇살의 양이 증가하고 있다.
숲에도
양의 기운이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는 시점
++
숲에 관한 기억
..나희덕..
너는 어떻게 내게 왔는가?
오기는 왔던가?
마른 흙을 일으키는 빗방울처럼?
빗물 고인 웅덩이처럼?
젖은 나비 날개처럼?
숲을 향애 너와 나란히 걸었던가?
꽃그늘에서 입을 맞추었던가?
우리의 열기로 숲은 좀더 붉어졌던가?
그때 너는 들었는지
수언마리 벌들이 일제히 날개 터는 소리를?
그 황홀한 소음은 무어라 불러야 할까?
사랑은 소음이라고?
네가 웃으며 그렇게 말했던가?
그 숲이 있기는 있었던가?
그런데 웅웅거리던 벌들은 다 어디로 갔지?
꽃들은, 너는, 어디에 있지?
나는 아직 나에게 돌아오지 못했는데?
+++
숲의 정령이
숲 속 어디에선가
아침 산책을 할 듯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텐트색이 파랑색이니,
겉옷을 파랑으로 하여 깔마춤을 해본다...ㅋㅋ
비니도 푸른 계열~~
흐..... 흐....
지금 느껴지는
숲의 기운이
너무도 달콤하게 느껴지고 있어서...
오늘
하루 종일
이곳에서 머물고 싶은 심정이다..ㅎ
^^
산이 나를 기다린다
..이생진..
"오늘도 산에 갈래요?''
비오는 날, 아내 목소리도 젖었다.
"가 봐야지 기다리니까"
"누가 기다린다고"
"새가 나무가 풀이 꼬치 바위가
비를 맞으며 기다리지"
"그것들이 말이나 할 줄 아나요"
"천만에,말이야 당신보다 잘하지"
그들이 말하는 것은 모두 시인데
아내는 아직 나를 모른다
^^
뭐,,,, 아침 식사는 소박하게..
빵, 얼그레이 홍자.....
그리고.... 기타 연주 음악~
짐을 꾸리고....
숲 속 오솔길 산책로를 따라서 주차장에 도착하니
약 1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아주 좋은 기억으로 남을 편백숲...
여름에 한 번 정도는 더 올듯하다~